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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연재상자/삼국지 소설

이상적인 거짓 2부. '보다 동쪽' 1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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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의 짐을 뒤져라!"

상대는 여럿. 서서와 지노는 무턱대고 맞서서 좋을게 없다고 판단했다. 허리에 찬 칼을 옷으로 가리고 짐을 들고 순순히 나왔다. 반란집단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다가왔다. 의외로 무리는 50여명 남짓밖에 안되었다. 말도 마굿간에 무사히 있었다. 문득 우두머리가 서서에게 칼을 겨누며 말했다.

"너희들은 누구냐!"
"우린 유황숙(유비)의 사신이오. 중요한 명의 띄고 있는 중이오."

우두머리는 황망히 말에서 내려 엎드렸다.

"잘못했습니다. 저희는 유비님을 제거하려는 무리들을 죽이고 유비님을 모시러 가려 했으나, 이미 다른 성으로 가셨습니다. 그래서 갈곳없이 이렇게..."

서서와 지노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았다. 지노는 위연에게 말했다.

"황숙께선 곧 형주에 머무르게 되실겁니다. 그 다음은 이 곳 형주남부겠지요. 그때까지 장사땅의 한현에게 몸을 의탁하고 있다가 유비군을 도우시면 좋아하실겁니다."
"귀하의 말씀을 듣고 나니 가슴이 탁 트입니다. 그나저나 저흰 먹을게 없어서 이렇게 노략질을..."

서서는 예물을 꺼내 위연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꽤 될거요 이것을 쓰시오."

지노는 놀라서 서서를 제지하려 한다.

"그것이 없으면 대명을 어찌 이루려 하시오!"
"우린 먼 길을 가야 하오. 보시다시피 우린 도적들의 표적이 되오. 우리에게 필요한건 무기나 말일것이오..."

지노는 서서에 말에 뜨끔했다. 얼마나 먼 길을 가야할지 모르는데 이런 일이 계속 닥친다면...

"확실히 그렇군요..."

위연은 짐을 받으며 연신 감사하다며 절을 했다. 그리고 사람을 시켜 귀한 명검은 아니지만 준명검이라고 할 수 있는 정도의 칼을 가져와 서서와 지노에게 주었다.

"무기점에서 가져온 칼인데 예사롭진 않은듯합니다. 돈보다 무기가 필요하다고 하시니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두 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서서와 지노입니다."
"자 그럼 어서 가시지요. 이곳은 이미 머물곳이 못됩니다. 애들아! 길을 비켜드려라!"

덕분에 서서와 지노는 무사히 그 곳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유독 범상치 않은 눈빛을 한 사내의 살기는 한참동안 등 뒤를 찔렀다. 그러나 둘은 상황이 급하니 무시한채로 말에게 채찍질을 가했다.

"저기 왠 정자가 보이는군요. 잠시 쉬었다 가지요."
"그럽시다."

그들은 우선 짐을 놓고 아까 받은 검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천하의 명검은 아니었으나 꽤 쓸만한 검이었다. 지도도 관우에게 조금이나마 검술을 배운지라 조금은 검을 쓸 줄 아는 상태였다.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지 않소?"
"조심하시오!"

서서가 지노를 밀친 순간 허공에서 검이 반짝였다. 하마터면 목숨이 날아갈 뻔 했다. 서서와 지노가 서둘러 칼을 빼고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했고 그곳에는 사람이 서있었다.

"이런!"
"넌 누구냐!"

지노가 괴한을 자세히 보고 눈빛을 알아챘다.

"넌 아까 위연의 병사가 아니더냐!"
"난 그런 애송이와는 관련이 없다. 너희들은 서서와 지노가 아니다! 어서 칼을 내놓고 사라져라!"
"무슨소리냐 우리가 아니라니."
"그들은 전사했다!"

문득 그들은 깨달은 것이 있었다. 비밀임무를 위해서 지노와 서서는 전사한 것으로 되어있던 것이다.

"아 그 소식을 알고있다면 정보통이 보통은 아니군..."
"시끄럽다 이 사기꾼들아! 내 칼을 받아라!"

과연 괴한의 칼솜씨는 대단했다. 눈빛도 예사롭지 않았던 데다가 지노와 서서가 눈치채지 못하게 바로 뒤까지 잠행해 온 것 하며 범상치 않은 것이 한두군데가 아니었다. 지략가 치고는 어느정도 검술실력이 있는 서서와 지노를 한꺼번에 상대하면서도 지친 기색이 전혀 없었다.

"우리는 진짜요! 비밀임무를 띄고 있었을 뿐이오!"

괴한은 한 차례 크게 칼을 내지르고는 틈을 벌여 대치한 뒤 말했다.

"훗. 역시 그랬군. 시험해 보고 싶었을 뿐이오."
"...그대의 이름은 무엇이오?"
"조순이요. 조운장군의 먼 친척입니다. 사실 제갈군사의 말을 엿듣고 두분을 미행했습니다."
"절 죽일뻔 했잖소?"
"일부러 기척을 냈지요. 그정도 위험은 감수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셋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이내 껄껄웃었다.

"자 그럼 안전한 주막으로 가십시다."


<19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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