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은 우리에게

자유의 공간이었다.(사실이었다.)

그래도 지킬건 지켜야 하는일...

열람실 안에서 다른사람에겐 방해가 안되기 위해 조용해야 했다.



처음에 녀석이 '닌자거북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후훗...재미있네

조금 후에 '양말좀신고다녀'라는 문자를 보냈다.

크하하...꽤 웃기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양말 항상 신고 다니는 사람에게 이런

얼토당토 않는 문자를 보내봐라

반응 좋다.

우린 서로의 열람실로 자주 놀러(?)갔다.

내가 녀석의 열람실로 갔는데

간식으로 준 음료수를 아직 안먹은 상태였다.

나는 종훈이를 방심시킨 뒤

하후돈의 눈에 박힌 화살보다 빠르게 음료수를 들고 입에 머금었다.

삼키려는 순간

종훈이는 내 귀에 대고

아무런 억양이 없이 마치 기계음처럼

'닌자거북이'

라고 속삭였다.



생각해보라

여기는 독서실 안..

절대 소리내면 안되는 공간

웃음도 참아야 하는 공간

웃기는 상황에선 입을 자연스럽게 벌리게 되어있다.

입안에 음료수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입을 벌릴 순 없는법

난 무리하게 그것들을 한번에 삼키기를 시도하고

꿀꺽 넘겼으나..

한번에 넘기기엔 역부족이었는지

사레걸리고 말았다.

웃음의 파괴력은 상당했다.

몸안에선 웃음이 터져나왔고 넘어가던 음료수는 터져나오는 웃음에 부딪혀

위로 솟구치다가

목구멍에서 가까운 코로 통하는 기관으로 잠입했다.

놀란 코는 연신 기침을 해대기 시작했고.

내 눈은 고육지계를 위해 태형 50대를 맞은 황개의 살갖처럼 빨갛게 충혈되었다.

그곳으로 들어간 음료수는 다시 식도로 들어가지 않고 기도에서 머무르다가

코로 나오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여 그것을 '토'라고 칭할 수 있으리..

그것은 다만 나온곳이 다를뿐

그저 순수한 파인애플맛 써니텐에 불과했다.

그 액체들은 종훈이의 천하통일(총력의 학습지이름)에 떨어졌고

나덕분에 종훈이는 수능에 나오지 않는 쓸데없는 문제들을 접하지 않게 되었다.



* 오렌지노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2-10-27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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