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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심리상자

노아의 방주 2012, 누구를 살릴 것인가? [영화 2012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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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잘 만들어진 재난 영화 2012를 리뷰하고자 합니다.
여기서 잘 만들어졌다는 것은 CG의 측면을 말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뒤이어 하겠습니다.

2012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2009 / 미국, 캐나다)
출연 존 쿠색, 아만다 피트, 치웨텔 에지오포, 탠디 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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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잘 모르지만, 콘에어에서 니콜라스케이지와 함께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존 쿠삭이 주연으로 나와 반가웠습니다.

존 쿠삭 (John Paul Cusack) / 외국배우
출생 1966년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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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인물인 잭슨의 아들의 이름은 공교롭게도 노아입니다.
아들의 이름 자체가 복선이네요.
네 21세기 노아의 방주입니다.



동영상 예고편 보셨나요? 큰 스토리는 없습니다. 예고된 2012년의 종말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악입니다.
대부분이 CG로 처리되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장면들이지만) 어색함이 전혀 없어서 몰입할 수 있습니다.
대자연이 가져다 주는 재난도 숭고미로 다가올 정도로 장관을 연출합니다.

비현실적으로 착한 인물 - 지질학자, 대통령

그에 비해 초라한 존재인 인간들의 모습은, 윤리에 대해 다시금 생각케 해주는, 휴머니즘적 요소가 다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비현실적으로 착하고, 지나치게 이타주의적인 지질학자 햄슬리 박사와,
국민만을 생각하는 역시나 비현실적인 대통령 윌슨 때문에 불편했습니다.
차라리, 악역으로 그려진 칼이 우리의 모습과 가까웠습니다.

EBS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에서도 보였듯, 상황이 인간을 지배하는 힘이 매우 강해서,
실제로 자신의 생사가 걸린 시점에서, 또 다른 가치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얄팍한가요?
하지만 대부분인 우리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생사를 다투는 극적인 시점에서, 자신, 그리고 확장된 자신, 즉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는데,
더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무모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위험한 상황이라면, 뭐가 맞다고 해야할지... 영화에선 운 좋게 많은 이들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왔지만 말입니다.
뭐, 결국 이 많은 이들도 거액의 목숨값을 지불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지만요.

초라한 대한민국

그리고, 영화 내 우리나라의 입지는 매우 초라합니다.
동해를 항해중인 햄슬리박사의 아버지를 태운 크루즈는, 그저 일본 주변을 돌았을 뿐이고,
아시아 대표들의 결정 속에도 중국, 일본의 모습만 있을 뿐입니다.
한반도가 클로즈업 되는 장면은 있었지만, 알아채는 사람은 우라나라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겠지요.

뭐 문제는, 한국의 비중이 적었다는 것 보다, 미국만이, 좀 더 확장하여 미국과 중국만이 세계를 살릴 수 있는 것처럼 그려진
전형적인 일종의 미국 우월주의, 제국주의, 오리엔탈리즘 등이 반영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설픈 시대반영

또한 시대반영도 서툴렀던 것 같습니다.
2012년이라면 3년 후인데, 3년 후에 지질학자라는 사람이 무거운 책들을 가방에 넣고 다닐까요?
이미 많은 미국인들이 킨들이나 모바일로 무거운 서적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3년 후면 대부분이 전자북을 통해 책을 읽게 될 것 같은데, 예상하지 못했나 봅니다.

만족스러운 것은, 그래픽 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철학적인 상상을 해봅시다.
예전에, 철학과 학부 수업 때, 이러한 토론이 진행된 적 있습니다.
세계가 멸망하려 할 때,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캡슐이 7개밖에 없는 상황에서, 7명을 어떻게 뽑을 것인가?

보기로는, 나이 많은 선구자 현인, 여대생, 지질학자 등이 있었는데, 여대생은 다들 살리려고 했던 것 같군요.
저희가 내렸던 결론은, 결국 여성을 많이 살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세상에서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남자 1명에 여자 6명이 가장 빠른 속도로 자손번식이 가능하다는 결론이었죠.

영화에서는 미국 고위계층, 그리고 강대국의 대표단을 중심으로 1차 생존 예정자를 가르고,
남은 자리는 거액의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갑부들로 채워졌습니다.
대체, 지구가 멸망하면 돈이 무슨 소용이랍니까.
재건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금괴가 보다 현실적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차라리 각 분야의 기술자와, 브레인으로 채워졌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대통령과 대통령의 딸은 말합니다.
'추첨으로 합시다!'

그저 운에 맡기자는 것 밖에 안되지요. 이대로는 그들이 원하는 인륜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어쨋든 추첨되지 않은 사람들은...

2012영화처럼, 4개의 큰 노아의 방주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선발을 한다면, 선발되지 않은 사람들은 인정할 수 없지 않을까요?
그저 이유를 알리지 않고 기능 올림픽, 올림피아드 같은 경쟁을 통해 유능한 사람들을을 모아
몰래 방주에 탑승시켜야 할까요?
역시 찰리처럼 아름다운 재앙에 몸을 맡기는 것이 최선일까요?
많은 이슈들을 남길 수밖에 없는 사건입니다.
좀 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훌륭한 CG로 화려하고 스펙타클한 영화가 탄생했지만,
스토리에 대한 고민은 조금 부족했다는 느낌을 씻을 수 없는 영화.

2012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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