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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노상자/리뷰 모음

8년간의 언더생활 끝에 낸 다이너마이트 첫번째 앨범 [ULTIMATE DYNAMITE]


지난 주 금요일, 회사로 CD 하나가 도착했다.
바로 위드블로그에 리뷰어로 신청했던 다이너마이트의 첫번째 앨범, 'ULTIMATE DYNAMITE'였다.



앨범 자켓에서도 느껴지듯, 그는 이색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다.
보디가드, 상인, 식당보조 등 오랜 기간 고생길을 거친 후 나온 앨범이 이 것이다.

트랙 리스트를 보자

  • 01. Dealer
  • 02. Ultimate Dynamite (Feat. DJ Crown & DJ Nerf)
  • 03. Low Down (Feat. 리혜)
  • 04. Bounce Like That (Feat. Deepflow)
  • 05. Bang (Feat. 리혜)
  • 06. Without U (Feat. Kuan Aka K-Proud)
  • 07. Childhood (Feat. 화영)
  • 08. 소년은 울지 않는다
  • 09. Feel Ma Soul
  • 10. 푸념 (Feat. Jerry.K)
  • 11. 화풀이
  • 12. Street Drive (Feat. Woo-Side)
  • 13. 247 (Feat. Addsp2ch)
  • 14. 82People (Feat. 낯선, Lyrical D , Minos, XL, Rude-I, Eachone, 백화, 체코만도, Big Small, Ignito)
  • 15. My Girl (Feat. Kuan Aka K-Proud)
  • 16. Champion (Feat. 화영)
  • 많은 동료 가수들이 피쳐링을 해줬음을 알 수 있다.
    앨범을 받은 이후 오늘까지 차 안에서, 집에서 앨범을 계속 들어보았다.

    첫 느낌은, 글쎄... 일단 강렬하지 않았다. 귀에 착 감기거나, 마음에 와 닿는 곡은 없었다.
    그래서 더 많이 들어보려고 했던 것이다.

    자세한 리뷰에 앞서 내 얘기를 먼저 해볼까 한다.

    난 중3때부터 힙합을 했다.
    친구들과 브레이크 댄스를 했고, 랩을 만들어 PC통신에 올렸다.
    당시 내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라임(각운) 이다.
    가사가 마음에 든다며, 한 프로덕션에서 스카웃 제의가 있었지만,
    그 시점은 이미 힙합이 마음에서 떠나기 시작할 때 쯤이었기에 거절했다.
    (다행이도 당시 스카웃 제의를 했던 프로덕션은 그 이후 이름을 들어볼 수 없었다.)

    라임에 대한 영감은 조pd에게서 많이 받았다.
    조pd 1집을 만든 모듈인 korg x5dr을 사서 작곡을 했고,
    이 악기는 한동안 당시 싸구려 건반과 함께 나의 음악을 책임져주었다.

    조pd의 '나의 라임 연습장'의 가사를 보면 아래와 같다.

    '...요즘 세상에 hiphop은 그냥 팝 그러니 우리나라 힙합 하는 사람 모두 집합 여전히 후진 음악은 들리지만 그건 모두 좆밥 나의 관심밖
    그렇게 박박 그게 힙합이라 우겨도 못난 여자가 모나리자가 될 수 없듯 근본적으로 다르단 뜻 모르겠니 에이고 쯧쯧 가끔가다 문득 떠오르는 격한 감정이 바로 힙합의 원천이라는 뜻...'

    서론이 길었나? 난 힙합을 3가지로 평가하고 싶다.

    오렌지노의 힙합의 3요소

    1. 리듬 / 멜로디 - 힙합의 악기를 고르는 것은 굉장히 신중한 작업이다. 보통 루프가 반복되는 형식이므로, 각 악기마다 조화가 정말 잘 되어야 한다. 또한 그루브가 적절히 섞여있어야 반복되는 리듬이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MR만 들어도 정말 좋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한 멜로디가 뒤따라야 한다.

    2. 랩핑
    - 이는 순전히 랩퍼의 능력이다. 발음이 뭉개지지 않아야 빠른 랩핑에도 의미 전달을 정확히 할 수 있다. 또한 박자 감각이 정말 중요하며, 적절한 그루브로 긴장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3. 라임 - 라임은 힙합을 마술로 만들어준다. 생각지도 못한 기가막힌 라임, 하지만 절대 무리한 라임으로 가사의 흐름을 망쳐서는 안 된다. 가끔 라임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말도 안 되는 가사를 붙인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반대로, 라임이 너무 없이 박자에만 신경쓴다면, 굉장히 재미없는 곡이 될 것이다.

    위 세 가지 평가 항목에 맞춰, 인상 깊었던 몇 곡을 항목당 5점 만점으로 평가해보고자 한다.
    랩핑은 앨범 평가에만 반영도록 하겠다.

    02. Ultimate Dynamite (Feat. DJ Crown & DJ Nerf)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악기 선택은 탁월한 편. 고음, 중음, 저음이 골고루 분배되어 있으며 리듬, 멜로디도 나쁘지 않다. 라임은 중요시하지 않은 것 같다.

    06. Without U (Feat. Kuan Aka K-Proud)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느린 비트의 사랑 노래. 리버브가 많이 들어간 킥이 인상적. E.Piano로 멜로디를 꾸몄다. 다소 단조로운 멜로디. 라임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해요, ~~~하죠 등으로 끝내는 것으로 라임이 마무리되어있다.

    07. Childhood (Feat. 화영)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전 트랙에서 좀 쳐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흥겨운 곡. 적당히 긴장스러운 비트이다. 그루브가 더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라임은 신경쓴 것 같다.

    10. 푸념 (Feat. Jerry.K)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좋은 느낌의 곡이다. 적절한 악기 구성과 적절한 멜로디이다. 곡을 쓴 Mild Beats에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11. 화풀이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이런 류의 시도는 힙합에서 흔하다. 조pd의 'break free', DJ DOC의 'L.I.E' 등 욕이 잔뜩 담겨있는 곡들... 하지만 그 안에는 의미있는 비판과 풍자가 있다. 근데 이건 진짜 단순 화풀이다. 이런 화풀이를 어디다 하는 건지, 의미 없다고 본다.

    13. 247 (Feat. Addsp2ch)
    1. 리듬 / 멜로디 - ★★★★
    2. 라임 - ★★★
    느낌이 좋아서 보니, 역시나 Mild Beats가 쓴 곡이다. 중간에 나오는 후렴구 멜로디도 적절하다. 라임도 간간히 들어있다.

    이정도로 마무리하고 종합 평을 해보면,
    1. 리듬 / 멜로디 - ★★★
    2. 랩핑 - ★★★★
    2. 라임 - ★★
    전체적으로 리듬 / 멜로디에서 아쉬운 것은, 적절한 그루브가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좋은 멜로디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다이너마이트의 랩핑은 좋은 편. 언더에서 오래 활동한 탓인지, 첫 앨범같지 않게 좋은 실력을 보여주었다.
    전체적으로 라임은 부족하다.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릎을 치는 라임은 없다.

    종합적으로, 이 앨범은... 만족스러운 편 이라고 하겠다. 최근 몇년 간 만족스러운 앨범이 너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다이너마이트의 첫 앨범 'ULTIMATE DYNAMITE'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앨범이라 하겠다.

    그래도 이 앨범을 들으면서, 오랜만에 힙합을 써 보고 싶다는 자극을 많이 받았다.
    조만간에 힙합 곡을 써서 올려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