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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연재상자/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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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message #13 (완결) 13# "왜 아무 말이 없니…….흐흑……." 애꿎은 핸드폰만 흔드는 선율의 목소리가 처량하다. "미안해. 내가 이렇게 해야지 네가 날 쉽게 잊을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왜 이렇게 너의 문자메시지 한 개가 간절한지 모르겠다. 대답이 없는 거 보니 날 미워하게 된 거 맞지? 그런 거지? 그럼 이제 내가 널 미워할 차례네. 그런데……. 불가능 할 것 같아. 아직도 난 네 꿈을 꿔. 머릿속처럼 하얀 방과 하얀 침대. 그리고 마르지 않는 눈물. 미안해. 미안해요……." 2005/04/21 - [연필상자] - [연재] Message #1~4 2005/04/21 - [연필상자] - [연재] Message #5~6 2005/07/18 - [연필상자] - [연재] message #7~8 2005/11/05 - [연필상자.. 더보기
[연재] message #12 12# 계속되는 준서의 건조하면서도 시덥잖은 문자메시지. 언제나 대답 없는 선율이지만 준서는 그녀의 짜증내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약간 비아냥거리는 투의 준서의 마지막 편지를 들고는 우체통을 찾는다. "나 원래 이런 놈이야. 실망해. 실망해버리라고." 주위 사람이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며 중얼거리는 준서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준서는 다시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손잡이를 잡았다. 왠지 문을 열 힘이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그리고는 그대로 주저앉는다. "이제 내 차례야. 내가 그녀를 미워할 차례야. 마인드컨트롤. 그래 평소에 내가 잘 하던 것이잖아." 하얀 방과 하얀 침대. 준서는 선율에게 기대어 울고 있고, 선율은 준서의 머리를 안아주며 같이 눈물을 흘린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이제 얼굴엔.. 더보기
[연재] message #11 #11 준서가 눈을 번쩍 뜬다. 그러나 입만 연 채 말을 하지 못 한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할 말이 많았지만 지금은 어떤 말도 생각나지 않는다. 선율도 친절히 준서가 말을 꺼낼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려준다. 드디어 준서가 목소리를 낸다. "받았네." "응." "무슨……일 있었어?" "그냥. 좀 아팠어?" "아팠어? 좀 괜찮아?" "응 이제 거의 괜찮아." "그거도 모르고……. 계속 전화했네." "……." "우리 내일 만난지 딱 1주년 되는 날이야. 맛있는 거 사줄까? 뭐 먹고 싶어?" "그런 거 안 해도 돼." "……." "……." "나… 연락하지 말까?" "그랬으면 좋겠어." "응. 잘 있어." "……끊을게." 준서는 이미 끊어진 전화임에도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 하고 계속 귀에 대고 있.. 더보기
[연재] message #9~10 #9 "어머! 저 사람들 좀 봐!" "다른 사람들도 생각하지. 왜 길거리에서 남들 보는데 뽀뽀를 하고 난리래." "보기 좋기만 하네 뭐. 넌 저럴 용기도 없잖아?" "……."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엔 이젠 신경도 쓰지 않게 된 준서와 선율은 솔로나 아직 밋밋한 커플들에게 부러움을 샀다. "너 변했다? 전엔 길거리에서 뽀뽀해달라고 해도 안 해주더니." "그런가? 얼굴이 두꺼워졌나보네. 헤헤." "오늘은 뭐할 거야?" "여행 왔으니 일단 주변 구경 좀 하고 노래방 들렀다가 술이랑 안주 사들고 방으로 들어가자." "응!" 준서의 눈물사건 이후로 거의 1년이 지난 지금. 이미 그들은 누구나 인정하는 공인커플이 되어있었다. 그들을 사랑을 자극시키는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많은 웃음과 눈물, 즐거움과 괴로움이 있었다... 더보기
[연재] message #7~8 #7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문과대 04 이지혁입니다." "예. 저는 음대 01 오선율이에요." 어색한 대화 속에서 선율의 대답은 왠지 성의 없다. 지혁은 첫 소개팅이라 들떠서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선율의 간결한 대답에 힘이 빠져 이내 조용해진다. 그 때 지혁의 핸드폰이 울린다. "여보세요? 준서냐?" 테이블 만 바라보던 선율이 시선을 고정한 채 순간 눈을 부릅뜬다. "응. 소개팅 중이야. 하하. 응? 어디라고? 요 앞이네? 어제 수업 때 너 주려고 받은 프린트나 잠깐 받고 갈래? 그래 잠깐 들어왔다 가. 오케이." 선율의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방금 전엔 흘려들었지만 문과대 04라면 아마도 맞을 것이다. 순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준서가 들어온다. 선율은 벌떡 일어선다. 준서도 .. 더보기
[연재] Message #5~6 #5 초휘는 잠자리에 누운 지 한 시간 째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오히려 잠이 오질 않길 바라는 듯도 하다. 2년간의 유학생활과 그 동안 자주 연락을 해 준 준서. 한국으로 돌아와서 매일 같이 만났으면서도 수도 없이 싸웠던 지난 날. 준서보다 친구들이 좋아 약속도 몇 번 깼던 일들이 갑자기 미안해져 옴을 느낀다. 몇 달 전 준서의 생일에 같이 있지 못하고 전부터 예정되었던 친구들과의 여행을 갔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 당시 화가 난 준서와 헤어졌다가 최근에 준서의 화해로 다시 만나게 되면서 자신과 준서가 얼마나 어울리는지 생각해 본다. 결국 답이 나오지 않은 채 잠이 든다. "여보세요……." "나야 준서, 아직 자?" "으응…… 몇 시이지?" "11시다. 난 점심 먹으러 왔는데 .. 더보기
[연재] Message #1~4 Message 광활한 우주 서늘한 창공 대한민국 서울 연세대학교 언더우드상을 사이에 두고 한 쌍의 남녀가 등지고 있다. 둘 다 한참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갈등하다가 결국 선율의 손끝에서 먼저 통화버튼이 눌러졌다. "띠리리리" 의외로 가까운 곳, 바로 뒤에서 소리가 나자 놀란 선율은 준서와 눈이 마주쳤다. 서로에게 눈이 떨어지지 않은 채 벨이 울리고 있는 핸드폰의 통화버튼을 누른 준서와 눈이 마주쳤다. 설마 하는 생각에 핸드폰에 귀를 붙이고 소리를 집중하고 있는 선율이 거의 동시에 말을 꺼냈다. "언제부터 있었어?" "20분 쯤 되었나? 왜 못 봤지?" "그러게 바로 뒤에 있었을 줄이야……." "근데 나 인줄 어떻게 알았어?" "그러는 너도 마찬가지네." 다시 한동안 서로를 바라본 채 어색한 웃음만이 흘러.. 더보기
단편 - 마침표 "야, 봤냐? 봤냐?" "응 그래." "이쁘지? 이쁘지?" "뭐 이쁜 편이네..." 내 이름은 정혁. 현재 선해고등학교 2학년 재학중이다. 내 짝 재효는 내가 짝사랑하는 희영이를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가보다. 난 이렇게나 떨리는데 말이다. "너 오늘 청소야." "앗... 나 오늘 편지썼는데... 청소하다가 그 애가 먼저 집에 가버리면 어쩌지?" "흠..." "재효야 미안한데 한번만 대신 해주라... 내가 맛있는거 사줄게." "편지는 뭐라고 썼는데?" "음... 그러니까 '니 생각만 하면 심장이 뛰어서 어쩔줄 몰라... 내 마음의 병을 치료해줘... 치료비로는 변함없는 사랑을 줄게' 뭐 이런식으로..." "야 너무 느끼한거 아니냐? 음... 그래도 잘 먹힐거 같긴 한데... 이 형님이 한번 자비를 베풀어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