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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노상자/하고 싶은 말

대한항공 뉴욕 항공권 369달러에 티켓팅, 결국 일방적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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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4일 밤. 한 여행 커뮤니티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집니다.

항공권 예매 사이트인 프라이스라인에서 대한항공 뉴욕 왕복 항공권이 30~40만원대에 뜬 것.


이 가격은 처음 본 가격이기에, 일단 priceline.com 에 접속해봤습니다.

대부분의 표가 1천~2천달러 대에 형성되어 있었지만 아주 운 좋게 날짜를 잘 선택하면 369달러에 표가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일단 갑자기 미국을 다녀온다는 게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기에 제 스케쥴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워낙 저렴한 가격이라 가급적 이 상황들을 상쇄하며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생각에, 약 2시간을 어렵게 고민하여 지르기로 결정!


하지만 그 사이에 대부분의 저렴한 표가 사라진 상황.

원래 봐둔 일정은 짧아서 좀 아쉽긴 해도 저렴하니 괜찮다는 심정으로 잡은 4일 일정이었습니다.

바로 이렇게 



하지만 예약을 진행하는 사이 예매하려는 표는 이미 없고, 날짜를 계속 변경해가며 시도를 해봅니다.

고민하다 티켓팅을 못 한 억울함을, 제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여행 페이지 '여행의 맛'에 올렸던 캡쳐입니다.




그러다 정말 겨우겨우 예매가 가능했던 표는 일정이 매우 긴 이 표. 새벽 1시쯤 티켓팅이 되었네요.



자리선택까지 완료되었고, 대한항공 사이트에서도 제 티켓 조회가 가능했습니다.

아직 다녀온 나라들이 20개국 조금 안 되지만, 미국은 가본 적 없기에 신나서 뉴욕 정보를 알아보게 되었지요.


그런데 점점 분위기가 이상해집니다.

프라이스라인, 대한항공, 월드스팬이 엮여있다는 이 표는 직원 실수로 0이 빠져서 나온 표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믿을 수 없었죠. 3690달러에? 아무리 대한항공이 비싸고, 직항이지만 400만원을 주고 다녀온다? 제 상식에선 불가능했습니다;;

200만원대가 정상 아닌가요?


몇가지 판례를 찾아보니 현저히 잘못된 금액으로 나온 제품은 취소가 가능하다는 사례들을 봤는데,

대한항공은 아니지만 미국 항공사에선 이미 40만원정도의 티켓이 나온 적 있었고, 경유티켓은 100만원이 안 되는 것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말이 안 되는 가격도 아니라는 생각이었죠.


갑자기 표가 취소가 된다? 어렵게 빼둔 스케쥴은? 숙박 등 여행 스케쥴은? 그동안 허비한 시간들은?


분위기를 보니, 대한항공과 프라이스라인은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고 실제 실수를 했다고 하는 월드스팬에선 자체적으로 기사도 내고 자신들의 사이트에 취소에 대한 공지를 줄기차게 내고 있었습니다.


이 표를 함께 구매한 몇몇이서 이에 대한 정보를 계속 공유하고 있었고요.


그리고, 어제 아침 이런 공지가 뜹니다.

월드스팬코리아는 그놈의 미연방교통국이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는데 계속 강조하고 있고, 그 기준으로 티켓이 취소되는 건 당연하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해왔었죠.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어제 일자로 티켓이 자동취소된다는 공지. 개별 연락은 전무. 티켓팅을 한 사람은 저희처럼 이렇게 따로 알아보지 않는 이상 월드스팬이 뭔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이런 공지는 월드스팬 사이트에만 올라있다는 거죠.



일단 기다려보기로 하고 오늘이 되어 다시 대한항공 사이트에서 티켓을 조회해봅니다.


환불 완료??? 내 돈 418,360원은 이미 빠져나가있고 환불 받은 적이 없는데? 그리고 이건 뭐 조회를 해야 알 수 있는 환불처리?

대한항공은 정말 책임이 없는건가요? 티켓 판매 대행사에 맡겼으면 자신들의 제품이었더라도 아무 상관 없다?


메일함을 열어보니 이런 메일이 도착해있네요.


Dear Jinho Lee,


We regret to inform you that your recent Korean Air ticket purchased via priceline.com has been cancelled due to a mistaken fare filed in the reservation system, Worldspan. Your full purchase price will be refunded to your original form of payment.

Additionally, you will be reimbursed by Worldspan Korea for any reasonable, actual, and verifiable out-of-pocket expenses, such as non-refundable hotel reservations that were related to your trip and ticket purchase. Please note that reimbursements will require supporting documentation of actual costs incurred. Korean Air has notified the 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and we are in compliance with DOT policy.

You may contact Worldspan Korea at Mistaken.Fare@worldspan.co.kr or Korean Air call center at 1-800-438-5000 US toll free for the processing of said claims. You may also raise a claim directly in their web site, www.worldspan.co.kr.

Worldspan Korea offers its sincere apologies for any inconvenience these events may have caused. We are hopeful we can continue to assist you with your future travel needs.



Worldspan Korea

Korean air

Priceline.com



부대비용도 환불해주겠다고 하는데, 증빙자료가 필요한 상황.

스케쥴을 빼두면서 발생한 상황들과, 소비한 시간들과 정신적인 충격들은 증빙을 할 수 없겠지요.


무엇보다 앞으론 저가 티켓이 떴을 때, 정상적으로 갈 수 있는 티켓이 맞는지 신뢰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

악용하면 어떤 곳에서든 프로모션 차원에서 일부러 저가 티켓을 판매하여 소동을 일으키고 오운임이었다며 전량 취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


이제 저에게 대한항공, 프라이스라인, 월드스팬(뭐하는 곳인지도 몰랐던)의 신뢰도는 바닥입니다.

대한항공이 무슨 죄냐고요? 서비스 정신이 강한 이런 기업에선 이럴 때의 대처법은 다양하고, 그 중 모르쇠는 최악이었기 때문입니다.


주로 저가 항공을 찾아 저렴한 여행을 해왔던 저로썬, 이 사례는 정말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추가합니다.

잘못은 월드스팬에서 한 것이 맞습니다. 책임을 질 곳은 이 곳이 맞고요.

다만 대한항공에서도 권한을 위임한 입장에서, 소비자를 캐어할 필요는 있다고 보입니다.

브랜드마케팅 차원에선 더더욱.


아직 메일 외에 개별적으로 연락을 받은 게 없는데 (메일은 확인여부를 알 수 없으니) 이 연락을 대한항공에서 받으면 감동을 받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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