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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연재상자/단편선

단편 -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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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봤냐? 봤냐?"

"응 그래."

"이쁘지? 이쁘지?"

"뭐 이쁜 편이네..."



내 이름은 정혁.

현재 선해고등학교 2학년 재학중이다.

내 짝 재효는 내가 짝사랑하는 희영이를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가보다. 난 이렇게나 떨리는데 말이다.



"너 오늘 청소야."

"앗... 나 오늘 편지썼는데... 청소하다가 그 애가 먼저 집에 가버리면 어쩌지?"

"흠..."

"재효야 미안한데 한번만 대신 해주라... 내가 맛있는거 사줄게."

"편지는 뭐라고 썼는데?"

"음... 그러니까 '니 생각만 하면 심장이 뛰어서 어쩔줄 몰라... 내 마음의 병을 치료해줘... 치료비로는 변함없는 사랑을 줄게' 뭐 이런식으로..."

"야 너무 느끼한거 아니냐? 음... 그래도 잘 먹힐거 같긴 한데... 이 형님이 한번 자비를 베풀어주지!"

"어 진짜 고맙다! 너밖에 없어!"



종례가 끝나고 난 희영이를 쫓아갔다. 일이 되라고 그러는지 항상 같이다니던 재순이는 놔두고 혼자 가고 있었다. 난 나즈막히 희영이를 불렀다.



"저기... 장희영!"

"응? 어? 정혁이네..."

"응. 나 할말이 있는데..."

"응 뭔데?"

"저기 이거... 어떤 마음의 환자가 너 전해주래. 그럼 나 간다. 안녕!"

"어? 이거 뭐야? 야!"



'어떤 마음의 환자'라니.. 왜 난 나라고 말을 하지 못했을까. 학교 옥상에서 잠시 머리를 식힌 후 내려가는데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저기... 정혁아."

"어...응..."

"고마워."

"응?"

"고맙다니까! 내가 니 마음을 치료해줄게 후훗."

"앗! 정말? 너 어디야?"

"나 교문앞이야. 빨리와"

"응 금방간다!"



이게 왠일. 이렇게 쉽게 일이 되다니 믿겨지지가 않는다. 재효에게도 이 소식을 빨리 전해주어야 할텐데... 난 급히 계단을 내려간다. 우리학교의 계단은 원형으로 되어있다. 밑을 보니 재효가 걸어내려가는게 보인다.



"야!"



재효를 부른 순간 재효는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보았다. 그런데 발이 삐끗하는 느낌이 든다.



......



찡긋 감은 눈을 떠 보니 갑작스런 바람이 불고 있다.

순간 재효의 얼굴이 눈 앞 가까이에 보인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그는 얼굴을 거꾸로 하고 있다.

그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다시 눈 앞에 보이는건 그의 몸을 거쳐 그의 신발.

그는 발을 심하게 떨고 있다.

시야가 흐려진다.

근데 왜 그의 발이 보이는 것이지... 그거도 거꾸로...

그의 발에 붙어있는것은... 그래 우리학교 계단이네

계단이 눈앞에서 미친듯이 흔들린다.

그리고 그의 발은 점점 멀어져간다.

지진이 난 것일까...

그런데 왜 계단이 이렇게 가까이 보이는 것일까...

그리고 내 눈을 가리는 붉은색 필름은 무엇일까...

그리고 왜 숨이 점점 막혀올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비명은 무얼까...

그리고...

한꺼번에 밀려오는 크나큰 육체적 고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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